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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소설 무 (14) 본문

독서후기

신비소설 무 (14)

시칠리아노 2004. 11. 15. 19:06

* 책이름 : 신비소설 무 (14)
* 출판사 : 별과우주
* 저자 : 문성실
* 독서기간 : 2004년 11월 13일
* 초판 연월일 : 2004년 9월 17일

* 저자소개 :
1974년에 태어나 천안 복자여고를 졸업하고 충남대학교 심리학과 및 동대학원 석사과정을 마쳤다. 뇌파를 이용해서 인간의 생각을 알아내는 문제에 관한 논문으로 석사학위를 받았고, 지금도 계속해서 언어나 행동이 아닌 뇌파만으로 인터페이스가 가능한가에 대한 연구작업을 계속하며 모교의 심리학과 조교로 재직중이다. 어릴때부터 글쓰기와 그림그리기를 즐겨 했으며, 고등학교 1학년때 킬러와 경찰의 대결상황을 그린 단편소설을 처음으로 썼다. <신비소설 무>는 그녀의 첫 장편소설인데, 96년 겨울부터 충남대학교 인터넷 전용망에 올리기 시작하다가 독자들의 폭발적인 반응이 계속되자 그후 연재를 확대하여 98년 99년 2000년 하이텔 섬머란 연속 베스트 1위를 비롯하여 나우누리 유니텔 등 피씨통신과 코넷 네츠고 한빛은행 인트라넷 등 각종 인터넷 사이트 13곳에 동시에 게재되고 있다.

* 줄거리:
주인공은 낙빈은 3천년에 한번 내리는 신의 기운을 받고 무녀의 아들로 태어난다. 그러나 그의 어머니는 아들이 무巫의 길로 가는 것을 원치 않는다. 하지만 낙빈은 고대 단군은 물론이거니와 태백의 모든 조상신을 품어 한민족, 나아가 인류의 미래를 구원할 무당의 운명을 타고난 것이다.

낙빈의 어머니는 아들을 무巫의 길에서 벗어나게 하고자 신들과 대적하지만 치명적인 생명의 위협을 당한다. 연이어 무시무시한 힘을 가진 사악한 요귀가 그녀를 향해 공격한다. 이미 지쳐버린 그녀는 절대절명의 위기에 빠지게 된다. 이때 어린 낙빈이 치귀도治鬼道를 통해 터득한 물水 운행력을 발휘하여 요귀를 물리친다.

결국 낙빈의 어머니는 자신의 생명을 구한 낙빈이 세상과 상처받는 영혼들을 구하기 위해, 험난한 운명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음을 인정하고 낙빈을 떠나보낸다. 낙빈은 어머니의 소개로 깊은 산골에서 수행중인 천신賤身도사를 찾아 수련을 한다. 그곳에서 임상심리학 박사인 승덕, 희생보살의 영을 가진 정희, 정희의 쌍둥이 동생이자 무술의 달인인 정현을 만나게 된다.

이들과 함께 낙빈은 세상에 나오지 못한 채 울부짖는 태아의 영혼('버려진 영혼'), 암이라는 재앙 앞에서 결국 헤어져야 하는 안타까운 한 부부('암병동'), 아들을 잃은 채 날마다 헤매는 어머니의 영혼('넋이 우는 밤')을 만나 싸워서 물리치거나 성불成佛하게 만든다.

이후 이들(낙빈, 승덕, 정현, 정희)은 조상신의 예언을 듣고 '해의 검'과 '달의 검'을 찾아 여행을 떠난다. 여행 중에 미래의 죽음을 예언하고 자살을 독촉하는 영혼('내일신문'), 생피를 빨아먹으며 꽃을 피우는 식인 꽃('인면화'), 남을 저주하며 사는 무당('저주를 부르는 무당'), 유혹의 본능을 가진 꽃('유혹')을 만나 다양한 사건을 겪으며 난관을 헤쳐나간다.

요마의 숲에서 결국 '해의 검'과 '달의 검'을 찾고 낙빈은 대무신제 무휼의 영혼을 받게 된다. 그리고 세계구원을 향한 낙빈의 스릴과 감동 넘치는 모험이 계속된다.

* 감상
99년부터 1권에서 시작한 신비소설 무는 이제 14권이 출간되었다. 약 1년만에 14권이 출간되었으니 작가가 박사논문 준비에 바빠서 절필하였구나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는 기다림이었다. 완결이라는 부제가 붙어있는 14권은 최종편이 아니라 완결을 향하고 있는 완결편의 1권에 해당한다. 스토리가 조금씩 정리단계로 들어서는 듯한 느낌이 든다.

[퇴마록]이라는 소설을 읽어보지 않은 독자라면 [신비소설 무]가 아무런 감명을 주지 못할 듯 싶다. [신비소설 무]의 출간시 퇴마록과 신비소설 무의 비교가 장황하게 진행되었었고 심지어 모 국문학 교수의 두 작품을 비교한 비교문학(?)에 대한 글마저 실렸을 정도이면 퇴마록의 인기와 이후에 진행된 또 다른 작가로부터 출발한 [신비소설 무]의 재미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만 한다.

[신비소설 무]는 [퇴마록]이 종결편을 향하여 줄달음칠 때쯤 출간되었다. 자연스럽게 두 소설의 비교가 입방아에 올랐지만 이어 [퇴마록]이 종결되고 두 작품을 동시에 읽던 나로서는 [신비소설 무]가 유일한 대안으로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었다.

[신비소설 무]는 철저하게 한국적 무속에 더 많은 관심을 두고있다. 작가가 무녀와의 만남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인연때문인지 한국 무녀에 집중되고 있어 나름대로의 재미가 더하다. 14권에서는 책의 중반 무렵에 시작되는 이어도라는 단편은 14권의 재미를 배가시킨다. 이 소설을 읽지 않는 안사람에게 책의 이어도편을 펼쳐주며 "재미있으니 읽어보라"고 전할 만큼 14권의 이어도편은 이 책의 백미이다. 이어도편의 마지막 페이지경에 다시 등장하는 주인공으로 이 책이 단편소설이 아니라 현재 14권이 연재되고 있는 장편소설이라는 점이 새삼스럽게 떠오르는 정도이다.

혹시~ [퇴마록]의 장대함에 질려 무속소설을 접하지 못하였다면 [신비소설 무]로 재미를 찾아봄이 어떨까 생각한다. 무속소설은 판타지 소설과는 다르다. 판타지는 환상의 세계를 다루었다면 무속소설은 신과 인간의 영역을 다룬다. 흔하지 않는 무속소설은 재미와 함께 무서움, 인간에 대한 사랑과 갈등을 여러 상황을 통해 전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