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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회관 [강남구 역삼동 / 남도음식전문] 본문

맛집! 멋집!

남도회관 [강남구 역삼동 / 남도음식전문]

시칠리아노 2008. 8. 11. 12:09
명함에 홍어/낙지/전복 이라고 써 있고 [남도음식전문점]이라고 표기되어 있으니 이 집의 특징은 정확하고도 명쾌하다.

회관이라는 단어에 겁 먹을 필요는 없다. 그져 보통 식당 크기라고 생각하면 틀리지 않는다. 물론 몇 개의 방도 있고 홀도 있어서 때로는 조용하게 때로는 거나하게 취할 수 있는 공간이 준비되어 있다. 회식을 해도 좋고 친한 친구끼리 방문하여 방 한 칸을 잡고 떠들어도 좋을 식당이다.

당연하게도 손님을 모시거나 가족과 함께 식사하기에는 어울리지 않는 공간이다. 부담없는 공간이라고 생각하면 적절한 표현이다.

그렇다고 아무때나 방문하기에는 가격 부담이 상당하다. 점심 1일분이 15,000원, 저녁 때 방문하여 갈치조림 하나를 주문하면 40,000원이 최소 수준이다. 함부로 "내가 쏠께~"라고 외칠 수준은 분명 아니다. 기분 좋은 만남, 친구들끼리의 만남 등 끼리끼리 10명 이내 모여서 한 잔할때의 후보지라고 기억해 두자.

맛은 어떤가?  눈치있는 사람들은 이미 맛을 짐작할 지 모르겠다.  같은 남도의 음식이라도 서울스러운 남도의 맛과 남도 깊숙한 맛을 지향하는 식당 등 차이가 많다. 이 집은 서울식으로 정갈하고 맛갈스럽게 손을 쓴 남도음식점이 아니다. 그 보다는 흥건하게 젖어 있는 남도음식점에 더 가깝다. 소위 전라도 한정식집이 아닌 그야말로 남도음식에 한 걸음 더 가깝게 다가서 있다는 뜻이다. 짠 젓갈, 병어조림, 갈치조림, 손으로 뜯어야 하는 김치, 파전 등 폼 잡으면서 식사하기 보다 "공기 밥 하나 더~"를 외치며 먹어야 제 맛을 느끼는 식당이다.

이 집의 갈치조림은 먹어도 먹어도 질리지 않을 특이함이 있다. 이렇게 진한 국물과 이렇게 굵은 갈치를 보았던가? 제주도 갈치 조림과는 다른 남도 갈치조림의 맛은 어릴 적 할머니가 조리해 주시던 바로 그 맛이다. 제주도 갈치조림의 풍성함과는 다른 찝지르함과 감자의 맛, 수더분한 그 맛은 남도회관을 기억하도록 만들어 준 이 집의 키워드였다.


* 식당명 : 남도회관
* 위치 :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 706-24 (상록회관에서 테헤란로 건너 개나리아파트 방향)
* 전화번호 : 02-2052-3351
* 가격 : 15,000원 (점심 1인분 정식 기준) /40,000원 (갈치조림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