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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곤의 작은 공간 큰 세상
기욤 뮈소의 '천사의 부름' - 사라진 판타지와 강력해진 감동코드 본문
* 제목 : 천사의 부름
* 출판사 : 밝은세상
* 저자 : 기욤 뮈소
* 독서기간 : 2018년 7월 27~28일
* 초판 연월일 : 2011년 12월 15일
* 독서후기
기욤 뮈소는 공항에서 다른 사람의 휴대폰과 자신의 휴대폰이 바뀌는 경험을 했다. 그 때의 작은 사건에서 영감을 얻어 이 소설을 세상에 내어 놓았다. 별 것 아닌 작은 이벤트 하나가 큰 돌풍을 가져오는 이런 운명의 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진다. 작가는 이런 운명의 순간을 ‘천사의 부름’이라고 이름지었다.
‘천사의 부름’이라는 작품명에서 기욤 뮈소 소설의 특장점인 판타지를 나도 모르게 기대하게 되었다. 시간여행이나 천사와의 만남 등은 그의 작품에서 흔하게 등장하는 소재이고 그의 소설을 차별짓는 장치이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는 판타지는 등장하지 않는다. 우연히 부딪친 남녀가 휴대폰을 떨으뜨리고 실수로 상대의 휴대폰을 챙기는 순간의 사소함에서 책의 마지막 해피엔딩까지를 모두 관통하는 큰 스릴러가 책을 지배한다. 지금까지 읽었던 기욤 뮈소의 작품과는 괘를 달리하는 새로운 시도이다.
판타지는 사라졌지만 감동코드는 더 강해졌다. 단어 하나 하나에서 톡 튀어 레몬향을 풍기는 듯한 감각적인 단어도 늘어났고 순간 인상을 찌그리게 만드는 톡 쏘는 단어도 늘었다. 감동코드라고 표현하기보다 감각코드라고 말하는 것이 낫겠다. 그것도 훅 지나가는 미풍과 같아 흠잡기에는 무리다. 오히려 감각코드 덕분에 글을 더 재미있고 쉽게 읽을 수 있다.
그의 작품에서 주로 등장하는 여자 주인공의 직업인 여형사. 이번에는 전직 여형사인 플로리스트와 뉴욕 소재 최고급 식당의 수석 셰프. 언제나처럼 새로운 직업을 소개하고 배우는 재미가 함께한다.
전체를 관통하는 스릴러이지만 책의 2/3를 지나갈 때 ‘혹시, 이 거 아닐까?’라는 예감이 강하게 다가온다. 이번 작품은 놀라운 반전보다 독자와 함께 책의 후반부를 써 나가는 친절함도 찾아 볼 수 있다. 그리고, 그의 작품은 여전히 재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