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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맛집! 멋집! (21)
이영곤의 작은 공간 큰 세상
팥칼국수라는 단어가 새롭다. 팥칼국수라는 단어는 남도의 맛을 아는 독자로서는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새로운 음식이다. 남도에서는 팥죽이라고 불리우는 음식이 이 집의 명물인 팥칼국수이다. 팥죽의 새알심 대신 칼국수를 넣어 만든 음식이다. 한편 서울의 식도락가에게도 팥칼국수라는 단어가 신기하다. 팥죽의 새알심 대신 칼국수 면을 넣어 음식을 만든다는 것을 상상하기도 힘들다. 이래저래 팥칼국수라는 단어는 모든 이에게 새로울 수 밖에 없다. 남도의 식도락가에게는 팥죽이라고 설명하면 좋겠고 서울의 식도락가에게는 팥죽의 새알심 대신 칼국수의 면을 넣어 만들었다라고 부연설명이 필요하다. 서울에서 팥칼국수를 맛보기는 쉽지 않다. 일부러 찾아 다녀도 쉽게 볼 수 없는 신기한 음식이고 한편 아무 생각없이 다니다 보면 우연찮..
신사동 가로수길에 위치한 스페인 전문 음식점이다. 스페인 지역전문가로 일 년 동안 근무한 적이 있어 스페인 음식에 대한 탐닉이 남다르지만 스페인 음식을 맛 볼 수 있는 식당이 거의 없었다. 예전 청담동 근처에 스페인 음식점이 있어 방문한 적 있었으나 스페인의 맛을 느끼기에는 턱 없이 부족했었다. 또 다른 스페인 음식 전문점이 있기는 하나 그 역시 전통적인 스페인 음식과는 거리가 있다. 스페인은 각 지역 별 특산물이 달라 쉐프의 고향이 어디인지에 따라 음식의 풍미가 다르기 때문이다. 신사동 가로수길에 위치한 스페인 클럽은 이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좋다. 스페인 음식의 가장 대표적인 맛을 옮겨 왔다. 우리 입맛에 맞추어 가공하지도 않았고 지나치게 음식을 상품화하지도 않았다. 커피숍에서 간식처럼 집어 먹는 소..
충무김밥 집이야 참으로 많다. 가장 쉽게 먹을 수 있는 주전부리가 김밥 아니면 라면 아닌가? 대부분의 충무김밥 식당은 조그많고 영세하다. 다들 거기서 거기라고 생각하지만 의외로 작은 차이가 명품을 만든다. 식사 시간을 지나 한적한 오후 시간에 방문하니 점심시간과 저녁시간처럼 줄을 서서 순서를 기다리는 장면이 연출되지는 않는다. 편안하게 밥도 먹고 사진도 찍을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보시다싶이 아주 작은 가게이다. "하루방"이라는 상호 아래 김밥/칼국수 전문이라고 쓰여 있다. 이 집의 음식은 대부분의 경우 무엇을 먹어도 믿음직스럽다. 여느 가게처럼 라면에 떡볶기에 우동 등 다양한 음식으로 승부를 보지 않는다. 아래 메뉴판에서 보듯 아주 간단한 메뉴만을 제공한다. 가장 특색있는 음식은 던지기탕이다. 이름도..
버드나무집이 한우로 유명하다는 것은 다들 아는 사실이다. 버드나무집에서 한우로 배 채우는 것을 최고의 대접으로 치는 미식가들이 많은 것을 보면 맛과 가격이 으뜸이라는 것을 다들 인정하는 것 같다. 버드나무집의 유명한 다른 하나는 갈비탕이다. 버드나무집에 오전 일찍 줄을 서는 사람들에 대해 오랫동안 궁금했었는데 알고 보니 번호표를 받는 사람들이다. 갈비탕이 주력이 아니라서 매일 갈비탕을 한정 판매하고 있다. 점심 시간 전 줄을 서서 번호표를 받지 못하면 갈비탕을 맛볼 기회가 없다. 오늘도 나름 일찍 자리를 잡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갈비탕..."이라고 말을 꺼내기가 무섭게 이미 다 팔렸단다. "갈비탕..."이라고 한 단어로 말을 꺼내도 이미 경험상 이심전심이다. 자연스럽게 "그럼 소고기국밥..." 이라고 ..
서울에서 쉽게 접하기 어려운 도토리묵밥이다. 따지고 보면 자주 먹는 도토리묵을 잘라 양념국물을 만들고 말아 먹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별게 없어 보이지만, 직접 시도해 보기는 여간 쉽지 않다. 성동구에서 만난 도토리묵밥 집은 그래서 우연치고는 반가운 식당이다. 별 특징없어 보이는 식당문을 열고 들어서면, 친절하게 맞이하는 주인의 안내로 자리에 앉게 된다. 도토리묵밥을 선택하는 것 외에는 특별히 다른 메뉴를 선택할 폭이 넓지 않다. 싫든 좋든 도토리 묵밥을 먹어야 할 처지이다. 선택하는 순간 따뜻한 묵밥과 차가운 묵밥 사이에서 다시 한 번 고민하개 된다. 내가 선택한 메뉴는 "차가운" 도토리 묵밥이다. 달콤새콤한 국물과 함께 담겨져 나온 듬성듬성 썰어진 묵과 양념 고명. 숟가락을 들어 시원한 국물맛을 맛보면,..
* 홍콩반점 짬뽕 사진은 Headline74님 블로그에서 가져왔어요 ^^ 강남구 논현동 골목길에 위치한 짬뽕 잘하는 집이다. 주차하기 어려운 위치임에도 불구하고 언제 방문해도 줄이 서 있다. 무엇을 먹을 것인 지 크게 고민하지 않아도 좋다. 이 집의 메뉴는 짬봉 일색이다. 짬뽕, 짬뽕밥, 볶음짬뽕 그리고 탕수육과 만두가 메뉴의 전부이다. 여러 명이 방문한다면 하나씩 주문하여 모두 다 맛을 보아도 좋다. 많은 메뉴를 준비한 중국집보다는 하나로 승부하는 주인장의 장사 실력이 제법이다. 짬뽕 싫어하는 사람도 이 집의 국물 맛에는 토를 달지 않는다. 매콤하면서 시원한 국물맛에 자꾸 숟가락으로 국물을 떠 먹게 된다. 땀을 흘릴 정도로 맵지도 않고 그렇다고 조미료 맛이 느껴지는 달콤함도 아니다. 매콤하면서 시원한 ..
부산 해운대 맛집 하나를 더 소개하련다. 해운대 한국콘도 바로 옆에 위치한 "속 씨원한 대구탕"집이다. 이 집의 대구탕 맛은 특이한 일품으로 소문이 나 있어 비슷한 이름의 상호를 많이 찾을 수 있다. 이 집의 간판을 보면 "속 씨원한"이라고 표현되어 있다. 부산의 "속 시원한 대구탕" 이라는 상호가 자주 보이는 것은 나름의 이유가 있는 셈이다. 시원하다 못해 속 "씨원한" 대구탕인 이유를 살펴보자. 하얀 국물 속에 대구 머리가 반드시 하나 이상 들어 있다는 푸짐한 대구살이 넉넉하다. "이 많은 대구살을 먹을 수 있을까?" 라는 걱정과 "고추가루 없이 멀건 국물의 대구탕이 비리지 않을까?" 라는 두려움이 첫 숟갈을 뜨는 순간 "캬~ 쿨럭^^!" 하는 기침과 함께 사라진다. 매운 청양고추로 조리된 대구탕의 ..
부산 해운대 한국콘도 바로 옆에 붙어 있는 40년 전통의 전복죽집이다. 외지인들도 부산 해운대를 찾으면 꼭 한 번 들러 맛을 보는 꽤 잘 알려져 있는 집이다. 처음 가게를 열었을 때는 전복죽 전문이 아니었다고 하나, 지금은 전복죽 하나로 명맥을 잇고 있다. 메뉴판을 보면 콩나물 해장국 등 예전의 편린이 남아 있기는 하나, 이미 전복죽 외 주문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는 편이다. 어찌 보면 다들 외지인들만 와서 식사하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이 집의 전복죽은 특이하게도 녹색이 강하다. 하얀 색의 전복죽이 익숙한 우리들에게는 "전복죽에 해조류를 넣었나?" 하는 질문이 순간 생기지만, 이는 전복 내장을 함께 요리하면서 만들어진 색깔이라고 한다. 함께 나온 반찬들은 특이함이 없고 평이하다. 다만 전복죽과 어울..
경주 보문단지 입구를 향해 운전하다 보면 순두부 식당이 줄지어 영업하고 있는 작은 공간을 맞이한다. 모든 식당이 TV출연과 원조라는 단어를 강조하고 있어 정작 어느 집이 원조이고 어느 집이 TV에 출연 한 바 있는 지 알 수 없다. 관광버스도 몇 대 주차되어 있고 주차장 곳곳에 주차를 유도하는 도우미가 있는 것으로 보아 이 동네의 순두부 맛이 예사롭지 않다는 것은 분명하다. 이 중 가장 인기 많아 보이는 순두부 백반 집이 하나 있다. 유난히 많은 사람들이 줄 지어 있는 이 집은 “맷돌 순두부!” 입 소문을 듣고 찾아 온 사람들을 보니 이 집이 원조인지는 알 수 없으나 이 집의 맛이 제일임은 분명하다. 같이 간 동료에게 물으니 “맷돌 순두부”의 맛을 기억하고 있었고 가장 유명한 집이라고 전한다. 줄을 서 ..
정동진 모래시계 공원에 도착하여 점심을 해결하려고 주변을 둘러 보니 횟집 일색이다. "해안에는 모조리 회집만 있으라는 법 있나?"라고 스스로 조아려 본다. 무수한 횟집 사이로 특별한 메뉴를 선사하는 한 식당이 있었으니, 바로 "강릉초당두부"! 정동진 모래시계공원 앞에 위치한 ‘강릉초당두부’는 몸에 좋은 국산두부를 사용한 깊은 맛으로 승부하는 두부전문점이다. 두부전골, 순두부, 모두부, 두부구이 등 간편한 메뉴를 제공한다. 두부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뭐 하나 싫을 것이 없다. 순두부와 두부구이를 주문했다. "우리 집 순두부는 하얀 순두부에요^^!" 순두부 백반과 두부 구이를 주문하니 주인장께서 전하는 첫 번째 말씀이다. 얼큰하게 준비된 순두부가 아니라 양념이 덜 되어 있는 순두부 백반을 기대하면서 과감하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