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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후기]소심하고 겁 많고 까탈스러운 여자 혼자 떠나는 걷기 여행 2 : 스페인 산티아고 편 본문

독서후기

[독서후기]소심하고 겁 많고 까탈스러운 여자 혼자 떠나는 걷기 여행 2 : 스페인 산티아고 편

시칠리아노 2006. 3. 27. 12:51

* 제목 : 소심하고 겁 많고 까탈스러운 여자 혼자 떠나는 걷기 여행 2 : 스페인 산티아고 편
* 출판사 : 미래M&B
* 저자 : 김남희
* 독서기간 : 2006년 3월 20~26일
* 초판 연월일 : 2003년 3월 15일

* 감상

"김남희"라는 저자를 알고 있거나 "걷기 여행"이라는 단어에 매력을 느끼거나 "혼자 떠나는"이라는 단어에 환호하지 않은 채 "스페인 산티아고 편"이라는 부제에 눈이 멀어 독서를 시작하였다. 여행도 매력적이거니와 스페인 산티아고도 환상적이니 내게는 자연스러운 결정이다.

이 책에서 산티아고에 관한 자세한 설명이나 맛집, 멋집 소개를 더한 여행 안내기를 원하는 것도 아니었고 단지 산티아고의 가슴뭉클함만으로도 충분한 독서의 동기부여가 된다.

독서를 마친 후 내가 선정한 이 책의 쟝르는 "걷기 여행"이다.도보 여행가로 활동하고 있다는 저자소개도 있지만 이 책은 "여행"이라는 무게보다는 "걷기"라는 무게에 지나치게 편중되어 있다. 저자의 글 형식은 일기나 메모형식이 주를 이루고 있어 장장 36일간 진행되는 8백 킬로미터의 걷기 이야기에서 걷는 과정 동안의 고통이나 걷기의 매력은 충분히 공감할 수 있으나, 도무지 여행의 재미를 찾아보기 힘들다.

저자가 여행하는 스페인을 사랑하는 마음보다는 걷기에 무게가 실려 있어스페인 여행의 튀는 그 무엇도 없거니와 Camino(길)는 없고 걷기만 있는 형국이다. 그 먼 길을 도보여행하며 찍은 사진 100컷이 어우러져 있지만 사진과 글의 내용이 제각각이라 글의 부족함을 사진이 메꾸어주는데 인색하다. 혹은 사진 한 장에 수 페이지의 설명을 할애해도 좋을 멋드러짐은 과감하게 생략되고 있다.

산티아고를 향해 걷는 저자의 목적이 영적체험과 깨달음이라면 스페인에 대하여 장황하게 설명하거나 산티아고를 향해 걷는 길 도중의 재미도 중요하지 않게 받아들일 수 있겠다. 그렇다면 그 대안으로 길을 걸으면서 느끼는 저자의 깨달음이 커져가고 있음을 설명해도 좋았을 것이다.

저자의 깨달음이나 여행을 통하여 느끼는 참 맛은 이 책의 마지막 부분, 즉 산티아고에 도착한 이후에서나 겨우 발견하게 된다. 결국 저자는 개인의 체험을 많이 감추고 있다고 생각된다.

내가 "걷기 여행" 그 자체에 매력을 느끼고 있다면 이 책은 찾아보기 힘든 값진 책일 것으로 생각하지만 "걷기"보다는 "여행"에 점수를 더 주는 내게는 안타까움만을 더해 주었다.

한편으로는 이해되는 부분도 있다. 프랑스 생장피드포르에서 시작하여 스페인 북서쪽으로 이동하는 경로는 스페인스러움도 부족하고 여행이라는 재미를 담기에도 부족한 그져 도보여행에 최적화된 길이니 "걷기" 그 이상을 담아내기 어려웠을 지도 모른다. 저자는 다음 기회에 다시 한번 산티아고 가는 길에 도전하고 싶다고 밝히고 있으니 그 때는 세비야에서 출발하는 길을 선택해 보라고 권하고 싶다. "걷기"의 재미는 덜하겠으나 여행의 재미를 더 많이 느끼기에는 충분한 대안이다.

* 저자소개

여행작가. 서른넷에 방을 빼고 적금을 깨 배낭을 꾸린 후 지난 10여 년간 세상 구석구석을 걸어다녔다. 더 넓은 세상으로 나가 외로운 이들과 만나던 그녀는, 이제 단 한 사람과 옥상 텃밭을 가꾸며 ‘책 읽고 글쓰는’ 심심한 날들을 꿈꾼다. 가난해도 아낌없이 제 것을 나눠주던 길 위의 사람들처럼 그녀도 빈약할지언정 수입의 일부는 여행하는 나라의 아이들을 위해 쓰고 있다.

지은 책으로 『소심하고 겁 많고 까탈스러운 여자 혼자 떠나는 걷기 여행』(전4권) 『유럽의 걷고 싶은 길』 『일본의 걷고 싶은 길』(전2권) 『외로움이 외로움에게』 『삶의 속도, 행복의 방향』(공저) 등이 있다.

* 책소개

세계의 구석구석을 걸어서 여행하겠다는 야심 찬 계획 아래 전업 도보여행가로 활동하고 있는 김남희 씨가 이번에는 스페인의 옛 길 '카미노 데 산티아고(산티아고 가는 길)'를 걸었다. 프랑스 생장피드포르에서 스페인 북서쪽 도시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까지 장장 36일간 8백 킬로미터를 걸은 이야기가 담겨 있다.

스페인의 독특한 자연과 길, 순례자들과의 만남을 일기 형식으로 기록한 글에는 저자가 직접 찍은 생생한 사진 100컷이 어우려져 우리의 마음을 단번에 산티아고로 잡아끈다. 또 부록에는 산티아고로 가는 길의 다양한 경로(지도)는 물론이고 여행을 계획하는 단계부터 마치는 순간까지 필요한 정보를 꼼꼼히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