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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후기

크라임 제로 (전 2권)

시칠리아노 2006. 8. 7. 21:21
* 책이름 : 크라임 제로 (전 2권)
* 출판사 : 노블마인
* 저자 : 마이클 코디
* 독서기간 : 2006년 8월 5~6일
* 초판 연월일 : 2006년 6월 27일


*저자소개:
1961년 아프리카에서 태어났으며 영국에서 교육을 받았다. 국제 마케팅 및 홍보 분야에서 십 년간 일하다가, 첫 작품인 <신의 유전자>를 출간하면서 전업 작가로의 삶을 시작했다. 지은 책으로 <크라임 제로>, <비너스 컨스피러시>, <루시퍼 코드>, <신의 유전자> 등이 있다.

*책소개 :
<신의 유전자>의 작가 마이클 코디의 두 번째 소설. 권력을 가진 과학자들이 FBI와 손을 잡고, 남성의 선천적 폭력성을 제거하기 위해 유전자를 조작하는 실험을 다룬 스릴러이다. 풍부한 유전공학적 지식과 폭력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이 담겨 있다.

미국을 중심으로 폭력 범죄가 전 세계적으로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사형제도나 교화제도를 통해서도 좀처럼 범죄가 수그러들지 않는다. FBI는 범죄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할 때라고 판단하고, 비밀리에 범죄자의 유전적 영향에 관한 연구를 시작한다. 그 결과 범죄자들에게 공통적으로 존재하는 유전자의 DNA 구조가 밝혀진다.

* 감상 :
[신의 유전자]가 2006년 4월 국내에서 번역 출간되었고 이어 6월에 번역 출간된 [크라임 제로]의 저자 마이클 코디는 아직 우리에게 낯선 저자이다. 댄 브라운의 지적 스릴러가 유행하면서 비슷한 저서가 많아지기도 하지만 [크라임 제로]는 의학 스릴러의 재미, 댄 브라운의 지적 스릴러의 재미와 함께 톰 클랜시 형식의 날짜별 전개로 사뭇 비슷한 형태로 전개되어 낯선 작가라는 느낌이 많지 않다.

마이클 코디 역시 최근의 유행을 따라 유전공학과, 과학, 종교 등이 아우러진 장르에서 이야기를 출발한다. 유전공학에 기초한 이야기의 전개는 글의 내용을 어렵게 이끌어 가기 쉬우나 [크라임 제로]에서는 그와 같은 기우를 버려도 좋다. 댄 브라운의 작품이 종교와 과학의 애매모호성을 이용하여 극의 재미를 극대화시키는 반면 [크라임 제로]는 분명한 논조에서 이야기를 전개한다. 저서의 초반에는 행동공학과 유전공학의 대결구도로 비슷한 줄기를 엿보이기는 하나 오히려 이는 상반되는 두 주장의 통합을 전제로 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상반되는 두 주장을 대표하는 주인공 둘은 함께 반대편의 적을 공략하는 입장에 서게 된다.

두 주인공의 적은 오히려 분명하고 과장되어 있다. 즉 유전공학의 어려움이 소설을 지배하는 것이 아닌 남자와 여자라는 태고 이래의 대결로 소설의 갈등을 단순화시키고 있다. 남자는 곧 범죄이고 이 범죄를 제거하기 위한 유전공학의 이용을 반대편에 선 여자의 대표자인 FBI 국장이 주도권을 쥐고 소설의 악의 편을 지배한다.

하지만 이 단순한 구도가 소설의 모든 것을 지배한다고 보면 지나침이 있다. 남성의 폭력과 이에 맛저는 여성의 대결은 이를 중재하는 여자 대통령과 여자 주인공의 역할이 후반부에 강조되면서 단숨함을 벗어나고 있다. 글의 재미는 단숨함에 기초한 대결을 주 무기로 빠른 템포와 분명한 어조가 강조되어 글이 술술 읽히고 마치 영화나 만화를 보는 것처럼 흥미를 강조하고 있어 여름날 더위를 식히기에 적당한 소설이다. 하지만 글의 재미가 지나쳐 아쉬움이 남을 무렵 미 대톨령의 활약으로 남성과 여성의 대결구도가 아닌 유전공학을 이용한 악의 축과 이를 막으려는 선의 축으로 자연스럽게 글의 조화를 이루어 낸다.

최근의 트렌드에서 많이 벗어나지 않은 점이 아쉬운 점이라면, 한편 최근의 트렌드를 담보하고 있어 더욱 부담이 없고 글 읽는 즐거움이 배가된다고 하여도 좋겠다. 지적 스릴러에 열광하는 독자라면, 혹은 더위를 잊고 한 작품에 잠시나마 빠져 있기를 원한다면 이 책은 좋은 대안이 될 것이다.

* 관련 블로그 : 메비우스의 서재 (출판사 노블마인 공식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