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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을 위한 멘토링

신입사원 면접을 마치고...

시칠리아노 2006. 9. 12. 19:13
지난 주에 이어오늘신입사원 모집을 위한 면접을 완료하였다. 이 글에서 소위 "면접을 잘 보는 법" 등을 논하고자 함은 아니다. 다만 안타까움의 하소연을적고 싶다.

현재 성장하는 회사의 전략에 맞추어, "기준선" 이상이면 과감하게 신입사원을 채용하여 기회를 주자는 관점에서 서류전형과 면접을 진행하였다. 몇 명을 채용하겠다라는 경쟁률이 있는 것도 아니고 몇 명이든 뽑고 싶은 인재라면 얼마든지 뽑겠다는식이다.

취업난에이태백 (20대 태반이 백수다) 이라는 단어도 모르는 바도 아니지만... 잠시 이 글에서는 인재를 채용하는 임원의 고민을조금 밝히고 싶다.

채용 인원 몇 명이라고 제한된 대기업의 경우와 달리 대부분의 기업들이 좋은 인재라면 과하지 않는 선에서 채용해도 좋다라는 관점이 팽배하다. 달리 말하면 면접의 기준선만 넘으면 일단 합격이라는 열린 공간이 생각보다 많다는 뜻이다.

하지만 불행히도 20% 이상으로 합격선을 올리기 힘들다. 이 20%라는 합격선은 내가 정하는 기준이 아닌 피면접자가 정하는 기준이다. 합격선의 %를 올리는 것은 피면접자의 면접 태도와 걸어온 길에 따라 달라진다. (참고로 전 주의 합격선은 40%이다.)

똑같이 학교 생활하고 인턴 생활하고 어학연수 다녀오고 토익 공부했는데, 누군 되고 누군 안되냐라고 항변할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누구는 분명히 뽑고 싶고 누구는 분명히 아닌데 어찌하란 말인가?

토익점수도 중요하지만, 학교 성적도 중요하지만 최종적인 선택의 키워드는 아니다. 만약 대학생이나 취업을 준비하는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취업 관련 강의를 할 기회가 있다면 아주 호되게 현실을 알려주고 싶을 지경이다.

심지어..모 대학 취업정보센터에 전화하여 "똘똘하고 패기넘치고 열정있는 젊은이면 된다"라고 일러둔 바도 있다. 신입사원다운 패기와 열정, 뭐든 배우면 잘 할 것 같은 자신감으로 무장된 후보를 많이 만나지 못함은 무슨 이유인가?

리더쉽과정이나 프리젠테이션 과정이나, 면접 보는 방법 등기업에서뽑고 싶어 안달이 나는 후보를 만들어 내는 과정이 필요하다.

사실 오늘 면접을 보고 난 후일부 합격한 멤버들을 대상으로 온라인의 흔적을 뒤져 보기도 하고 "합격했어요" 라는 말을 인사팀 대신 전하고도 싶고, 어서 빨리 입사해서 사무실에서 볼 수 있도록 "당장 내일부터 출근하세요."라고 말하고 싶은 멤버도 있다.

반면 너무나도 빨리 승패가 결정되어 무슨 질문을 해야 할 지 안타까운 후보도 많았다. 인터뷰 과정에서 이런 저런 질문을 해서면접을 보는 기준을 슬쩍 슬쩍 흘려주어 다른 회사에서라도 좋은 인터뷰를 보기를 기대를 해 보지만, 이 자리에서 면접에 성공하지 못한 후보가 내 말 뜻을 잡아내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기 어렵다.

오늘의 이 글은 평소에 내가 작성하는 "직장인을 위한 멘토링"과는 거리가 멀다. 다만 오늘은 혼자 주저리 주저리 뭔가를 남기고 싶은 생각에 이 글을 쓴다. 혹 이 글을 읽게 되는 취업 후보가 있다면 날 욕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최소한 내 입장에서는 이 글이 솔직한 심정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