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은 꽃 피는 계절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산불의 위험이 가장 큰 시기이기도 합니다. 겨울 동안 축적된 건조한 낙엽과 풀들이 봄이 되면 더욱 쉽게 발화 조건을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최근 몇 년간 이상 기후와 예측할 수 없는 날씨 변화로 인해 국내 산불은 이전보다 더 빈번하고 대형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산불 예방과 초기 진화를 위한 산불 진화 헬기는 필수적인 자원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현재 한국의 많은 지자체들은 필요한 헬기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해 비상 상황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산불 대응의 중심축 중 하나는 바로 헬기를 활용한 신속한 초동 진화입니다. 산불이 발생하게 되면 초기 몇 시간이 가장 중요합니다. 불길이 번지기 전 조기에 차단해야 인명 및 재산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산불 진화를 목적으로 한 헬기 시스템은 국가적인 차원에서 구축된 헬기와 지자체가 임차하는 민간 헬기에 의존합니다. 문제는 이 민간 임차 헬기 수급이 수월하지 않다는 데 있습니다. 헬기를 보유하고 운용하는 민간 기업 자체가 많지 않을 뿐더러, 기상 조건이나 운영비용 등의 문제로 계약 체결이 원활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산악 지형이 많은 지자체일수록 헬기의 역할은 필수적입니다. 그러나 이들 중 다수는 매년 임차 헬기 부족으로 인해 산불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산림청을 중심으로 한 국가 차원의 지원이 있기는 하지만, 부분적으로 지역 수요를 충족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산불이 발생하면 지자체는 초기 대응에 집중해야 하는데, 헬기 임차 문제로 인해 시간적 딜레이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이는 인근 지역에서 헬기를 차출하거나 원거리에 있는 헬기를 동원해야 하며, 이동 시간에 비례해 초기 대응의 효과는 급격히 떨어지게 됩니다.
기술적으로 산불 진화 헬기는 일반 항공기와 달리 특수한 설계와 장비가 필요합니다. 대표적인 장비는 '버킷'이라 불리는 대형 물 담수 장치와 화염을 제압하는 소화액 분사 시스템입니다. 이처럼 고가의 장비와 지속적인 유지보수 비용으로 인해 헬기의 운영과 관리에는 막대한 자원이 투입됩니다. 지자체 차원에서 이를 단독으로 감당하기에는 부담스러운 것이 현실입니다. 또한, 숙련된 조종사와 정비사 확보 문제도 심각합니다. 산불 진화 헬기의 조종은 일반 상업 항공기보다 훨씬 더 까다로운 기술을 요구하며, 조종사가 위험을 감수하고 현장 투입에 나서야 하는 상황도 빈번히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산불이 발생하면 헬기의 역할은 단순히 불을 끄는 것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화재 지역 내 위험 요소를 조사하거나, 불길이 확산되는 경로를 예측하는 작업에도 헬기가 큰 역할을 합니다. 그러나 임차 헬기 부족으로 이런 역할까지 수행하지 못하게 된다면 산불 피해 규모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사전 예방 활동에서도 헬기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합니다. 정기적인 공중 순찰을 통해 산불 위험 지역을 조기에 발견하고 대응하는 체계가 갖춰져야 하지만, 헬기 부족으로 이러한 예방 활동 역시 사실상 차질을 빚고 있는 지자체들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산불 진화 비용과 사후 복구 비용은 점점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오히려 예방 및 대응 자원이 부족한 현실은 근본적인 모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매년 반복적으로 지적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산불 진화 헬기 부족 문제는 여전히 실질적인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지방자치단체들은 '헬기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확보하고 운영할 것인가'라는 문제를 놓고 매년 답답함을 토로하고 있습니다. 일부는 산불 위험이 최고조에 달하는 봄철을 대비해 헬기를 조기에 임차하려고 노력하지만, 계약 실패와 기상 악화 등 다양한 요소들로 인해 계획이 틀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자체 차원의 노력뿐만 아니라 국가 차원의 체계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합니다. 예산을 증액해 산불 진화 헬기를 공공 소유로 운용하거나, 지역 단위의 협력 앱 시스템을 구축해 인접 지자체 간에 헬기 자원을 공유하는 방식이 고려될 수 있습니다. 또한, 민간 헬기 운영자와의 계약 조건 완화를 통한 장기적 협력 관계 구축 및 조종사 양성을 위한 지원 프로그램도 꾸준히 진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기술 혁신 또한 중요한 해결책입니다. 무인 드론 기술을 활용한 초기 산불 감시와 대응 체계 구축은 헬기 부족 상황에서 다소나마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이미 여러 국가에서는 드론을 산불 감시에 활용하고 있으며, 한국 내에서도 정부 주도로 드론 기술 개발 및 상용화를 위한 노력이 요구됩니다.
결론적으로, 산불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예방부터 대응까지 이어지는 체계가 빈틈없이 구축되어야 합니다. 헬기 부족 문제는 단순히 하나의 문제로 끝나지 않으며,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심각한 사안입니다. 봄철이라는 계절적 요인은 매년 반복되며, 이와 더불어 기후 위기 시대의 도래는 이 문제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습니다. 산림 생태계 보호와 지역 주민의 안전을 위해 국가와 지자체는 책임감을 가지고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근본적 대책이 마련될 때, 우리는 더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봄철을 맞이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