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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후기

[독서후기]디지털 포트리스 (총 2권)

시칠리아노 2005. 7. 28. 09:08

* 책이름 : 디지털 포트리스 (총 2권)
* 출판사 : 베텔스만코리아
* 저자 : 댄 브라운
* 독서기간 : 2005년 7월 23일 ~ 7월 25일
* 초판 연월일 : 2005년 6월 25일

* 감상 

[다 빈치 코드], [천사와 악마] 등이 출간되자 마자 읽었던 내가 [디지털 포트리스]는 한 달간의 시간을 뒤로 하고 작품을 찾게 된다. 댄 브라운의 처녀작이었고 [다 빈치 코드] 등의 인기를 배경으로 처녀작이 번역 출시되는 국내 상황인지라 가능하면 [다 빈치 코드]나 [천사와 악마]에서 느꼈던 댄 브라운만의 색깔을 지우고 새롭게 충천하고 싶은 욕심때문이다. [디지털 포트리스]의 소재는 또 다른 유명 베스트셀러 작가가 이미 사용한 소재라서 그게 그거 아닐까라는 지레짐작도 한 몫을 했다.

예전 소설을 잊고 새로운 각오(?)로 독서에 임하지만 댄 브라운의 특기는 이 처녀작에서도 여전히 드러난다. 기호학자가 아닌 언어학자인 주인공이 등장하나 여전히 교수이고 학자이고 암호해독에 일가견이 있으며 다국어에 도통한 주인공(데이비드 베커)과 함께 하게 된다. 어찌보면 비슷하고 어찌보면 조금은 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 주인공의 활약은 독자적인 활동을 이어가고 있어 다른 작품들처럼 여러 주인공이 협업하여 사건을 풀어가는 것과는 맛이 다르다. 집중도가 높고 스토리 전개가 명확한 반면 비비 꼬아대는 맛은 부족한 편이다.

이 작품은 댄 브라운의 처녀작으로서 댄 브라운의 다른 작품들보다는 낮은 평가를 받고 있다. 허나 댄 브라운의 다른 작품에서 느꼈던 그만의 특질들을 머리속에서 지우고 그저 [디지털 포트리스]라는 제목만을 기억하고 책을 읽어간다면 아마 훨씬 더 많은 재미와 감동을 느낄 수 있으리라 본다. 그 만큼 이 작품 역시 충분한 재미를 듬뿍 선사한다. 댄 브라운과 [디지털 포트리스]를 분리하여 읽어가는 독서법을 권장하고 싶다.

이 작품에서 접하게 되는 또 다른 재미 하나를 발견했다. 주인공이 활약하는 무대는 스페인의 세비야(Sevilla)라는 남부 도시이다. 댄 브라운은 세비야의 구석 구석을 세세하게 묘사하고 주인공의 활약과 세비야 사람들의 대응 등을 촘촘히 묘사하고 있다. 특히 히랄다탑에서의 격투장면에서 히랕다탑을 머리속에 기억하고 있는 독자라면, 혹은 세마나 산타(Semana Santa, 성 주간)의 세비야 거리 풍경을 접해 본 경험이 있는 독자라면 이 작품에서 스토리의 전개와 별개로 여행기로서의 재미도 아주 듬뿍 찾을 수 있으리라. 

[디지털 포트리스]는 댄 브라운의 처녀작인 바 뗄래야 뗄 수없는 관계이기는 하지만 가능하면 책을 집어 든 순간부터는 작품 그 자체에 몰입하기를 권한다. 2권의 책 분량에 이 만큼의 재미를 쑤셔 넣기도 힘들다. 추리소설의 쟝르가 그렇듯 어느 순간 답이 보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것을이해한다는 그러한 얄팍함도 버리자. 많이 버리고 독서할 수록 많이 얻을 수 있는 작품이다.

* 저자소개

필립스엑스터아카데미의 평범한 영어 교사였다.1998년 소설 <디지털 포트리스(Digital Fortress)>로 데뷔했으며, 한 때 지능지수 148 이상의 천재들 모임이라는 멘사(Mensa) 회원이기도 했다. 대학 졸업 후 캘리포니아에서 작사가와 피아니스트,가수등으로 활동했고 이후 유럽으로 건너가 음악호라동을 하며 미술사를 공부하기도 했다. <다 빈치 코드>에서 전개되는 치밀한 암호풀이, 종교와 미술에 대한 작가의 해박한 지식은 이 같은 성장 배경과 명민한 두뇌를 바탕에 깔고 있는것이다. <다 빈치 코드><천사와 악마><디셉션 포인트> 등을 쓴 베스트셀러 작가이다.

* 책소개

<다 빈치 코드>, <천사와 악마>의 작가 댄 브라운의 데뷔작. 치밀한 복선과 구성, 긴박하게 전개되는 이야기와 반전이 눈에 띈다.

소설은 스페인의 세비야에서 불구의 한 남자가 심장마비로 갑자기 죽음을 맞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그는 컴퓨터 프로그래밍의 천재로 IBM을 거쳐 미국 국가안보국(NSA)에 특채되어 NSA의 암호해독 컴퓨터 트랜슬터(TRANSLTR) 개발에 참여한 프로그래머 엔세이 탄카도. 그는 개인의 이메일까지 감시하는 NSA의 태도에 분노를 느껴 이를 알리려다 파면당한 인물이다.

그 시각 NSA의 암호부장으로 근무하는 수학자 수잔 플레처는 NSA 부국장인 스트래스모어에게 비상사태가 발생했다는 호출을 받고 토요일임에도 불구하고 출근을 한다. 2만 6천 명의 직원과 연 예산 120억불로 운용되는 NSA가 15시간이 넘도록 암호를 해독하지 못하는 비상사태가 발생한 것. 이는탄카도가 트랜슬터가 해독할 수 없는 암호를 제작하는 프로그램인 '디지털 포트리스 Digital Fortress'의 개발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그는 이 사실을 인터넷에 게시하면서, 트랜슬터의 존재를 세상에 공표하라고 NSA를 협박한다.

디지털 포트리스를 일반에 공개한 탄카도는 NSA가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인터넷 경매로 디지털 포트리스의 패스 키를 최고입찰자에게 매각하고, 자신이 사망할 경우 동업자인 노스다코다에게 맡긴 패스 키 사본을 인터넷에 무료 공개하여 트랜슬터를 무용지물로 만들겠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엔세이 탄카도는 스페인으로 잠적했다가 심장마비로 사망한 상태.

주인공 데이비드 베커는 디지털 포트리스의 패스 키를 찾아 엔세이 탄카도가 죽음을 맞이한 스페인으로 날아간다. 처음에 그는 자기가 찾으러 가는 물건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NSA에서 일하는 애인의 상사 스트래스모어로부터 "어떤 사람의 물건을 가져와 달라"라는 부탁을 받고 스페인으로 향한다. 그러나 "아주 간단한 여행이 될 거야"라는 스트래스모어의 말과 달리 일은 자꾸 꼬여만 간다.

그러나 그는 탄카도의 시체에서 반지가 사라진 사실을 발견하고, 반지의 종적을 찾아 저녁 10시가 되어도 해가 지지 않는 뜨거운 스페인 거리를 헤맨다. 한시 바삐 반지를 찾아야 하는 베커와 정체모를 킬러 울로오트의 쫓고 쫓기는 숨막히는 추격전이 정열의 나라 스페인의 풍광과 어우러져 긴장감을 더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