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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후기

[독서후기]CEO, 정조에게 경영을 묻다

시칠리아노 2010. 5. 26. 22:15

* 책이름 : CEO, 정조에게 경영을 묻다 - 분노와 콤플렉스를 리더십으로 승화시킨 정조
* 출판사 : 오늘의책
* 저자 : 김용관
* 독서기간 : 2010년 5월 18~20일
* 초판 연월일 : 2010년 3월 10일

* 감상 

아버지인 정조로 인해 뒤주에 갇혀 세상을 떠난 사도세자의 아들인 정조의 이야기를 이 책에서는 풀어낸다. 역사치인 나로서는 사도세자와 영조와 정조를 함께 묶어 놓은 것으로도 이미 벅찬 이야기다. 헌데 이 책은 정조에게 경영을 묻는 CEO의 입장에서 접근하고 있다. 경영철학을 정조의 통치철학에서 배워보자는 이야기인데, 그렇다면 역사치인 나로서도 접근해 볼만한 책이 아닐까?

분노와 컴플렉스로 가득 찬 정조가 열정을 가지고 소통의 미학과 혁신을 주창하다니, 잠깐! 머리 속에 누군가의 이름이 떠오르지는 않는가? 이미 그 분은 우리 곁에 없지만 그의 철학과 그의 혁신의 미학은 우리에게 그립지 않은가? 정조의 통치철학을 미리 알고 있었더라면 지금 우리의 세상은 좀 더 달라지지 않았을까 싶다.

사도세자의 아들이라는 컴플렉스를 감추고 보좌에 오른 이후에 "나는 사도세자의 아들이다" 라고 외치는 정조의 모습은 TV에서의 그 첫 논쟁을 떠오르게 한다. 분노와 컴플렉스를 극복하고 컴플렉스를 오히려 통치의 수단으로 삼는 정조의 철학을 배웠더라면 우리 곁을 떠난 그는 독하다는 말을 들었겠지만 좀 더 많은 것을 일궈낼 수 있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적이 강해야 내가 강하다"라는 철학을 가지고 적을 육성하고 곁에 두는 정조의 무서움을 미리 배웠더라면 우리 곁을 떠난 그는 어쩌면 더 많은 성취를 이루어낼 수 있었을 것으로도 생각된다. 개혁의 상징적 인물을 내세우고 소통의 문화를 외친 정조를 보면, 지금의 우리 모습이 어찌 달라져야 하는 지 이해할 수 있다.

이 모든 경영철학을 정조의 통치철학과 치세술을 통해서 하나씩 풀어낸다. 이 책에서는 정조의 심리상태와 역사적 상황을 많은 고서의 탐독을 통해 저자는 설명하고 있으나, 경영철학이나 리더십을 배웠다기보다 아쉬움이 남는 이유는 너무나도 흡사한 두 사람의 모습 때문이다.

리더십이론이나 경영서적으로 치부되는 것은 무리다. 이 책은 정조라는 인물에 초점을 둔 심리분석이자 역사해설에 가까운 인문학 서적이다. 하지만 그 과정과 결론을 보면 너무나 흡사한 그 사람이 아른거려 이 책에 그와 같은 한계를 설정하지 못하겠다.

* 저자소개 

1965년 서울에서 태어나 대학을 인천에서 다녔다. 1980년대 남들보다 많은 시간을 거리에서 보낸 덕분에 학교를 늦게 졸업했다. 1992년 선배가 운영하는 5평 정도 되는 작은 출판사에 들어가 기획과 영업 등 여러 일을 경험했다. 이 과정에서 슬럼프에 빠지기도 했으나 곧 심기일전을 하여 잡지사로 자리를 옮겼다. <월간축구>와 국내 최초 실버잡지 <골든에이지>에서 기자로 활동하면서 일의 재미를 찾았다. IMF가 터지기 직전, ‘시작은 미약했으나 끝은 창대하리라’라는 글귀를 되새기며 무모하게 출판사를 창업했다. 준비와 사업능력 부족으로 ‘시작은 미약했지만 끝도 역시 미약하더라’라는 말을 남기고 출판사를 정리한 뒤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저서로 《탐욕의 자본주의》, 《허균, 길에서 살며 사랑하다 죽다》, 《생각의 진화》가 있다. <월간중앙>에 조선 역사의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연재하기도 했고, <한경리쿠르트>에 조선 군주의 리더십에 관련된 글도 연재한 바 있다.

* 책소개 

분노와 콤플렉스를 평생의 화두이자 통치의 무기로 삼으며, ‘적이 강해야 내가 강하다’는 통치철학, 상대도 승(勝)하고 나도 승(勝)하는 상생의 리더십을 구사한 지도자 정조. 이 책은 정조가 펼친 여러 업적과 정책, 인재 등용과 인사 등을 통해 그의 리더십을 통해 오늘날의 경영자들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오늘날 우리 시대는 너무도 첨예하게 자신만의 이익 때문에 대립과 반목을 거듭하고 있다. 경쟁이 치열한 시대, 상대를 인정하지 않고 타도의 대상으로 삼다보니 발전 동력조차 잃어버리고 자꾸 쇠퇴하고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국가 경쟁력은 빈부격차로 발목이 잡혀 있고 기업 경쟁력 역시 대기업과 중소기업 이 상생하는 환경이 아닌 작은 것은 모조리 죽어가는 상황이다. 이런 때 우린 정조와 같은 정치지도자 혹은 경영자를 원하고 있는 것이다. 정조처럼 정밀하고 예리하면서 치밀하게 시대적 화두를 들고 정치나 경영을 펼칠 지도자가 필요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