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의 이해와 비젼

블로그라는 괴물의 정체가 궁금하다. 언제나 있어왔던 것처럼 우리 주변에 블로그라는 괴물이 자리잡고 이제는 블로그를 이용하는 것이 또 하나의 당연한 문화인 듯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 블로그를 이용하여 자신의 공간을 마련하는 사용자를 비롯하여 기업활동의 한 축으로 블로그를 받아들이는 기업들의 횡보 역시 빨라지고 있다.

블로그는 웹(web) 로그(log)의 줄임말로 1997년 미국에서 처음 등장하였으며 새로 등록하는 글이 맨 위로 올라가는 일지(日誌) 형식으로 구성되어 이런 이름이 붙었다. 주요 특성은 웹 게시판, 개인 홈페이지 기능, 디지털 카메라를 이용하여 사진 자료를 등록할 수 있는 특성 등이 강조되어 있으며 한 때의 열풍이었던 개인 홈페이지와 비슷한 점이 많은 공간이다.

블로그는 개인의 관심사에 따라 일기, 칼럼, 기사 등을 자유롭게 등록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전문가의 경우 개인출판과 방송, 개인 커뮤니티의 확장까지를 기대할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1인 미디어”역할을 하고 있다. 개인의 관심사를 저장하는 공간이자, 개인출판 등으로 확장이 가능한 배경으로는 다른 블로거가 작성한 기사나 칼럼 등을 자유롭게 내 블로그 공간으로 복사할 수 있으며 복사하는 경우 원저자의 꼬리표가 붙어 있으니 향후 개인출판과 개인 방송 등을 운영하는 경우 효과적인 정보저장 및 관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특정 글은 비공개로 설정하여 블로거가 스스로 관리할 수 있으니 그야말로 훌륭한 스크랩북의 기능을 수행한다.

커뮤니티 사이트는 대부분 많은 회원을 중심으로 활성화된 커뮤니티에서 품질높은 콘텐츠가 확산되는 커뮤니티형에서 콘텐츠 형으로 발전되는 단계를 지향하였다면 블로그 문화는 이와는 반대의 입장을 지향한다. 즉 품질높은 콘텐츠를 생성하고 이 콘텐츠가 블로그의 특성인 자유로운 자료의 복사와 콘텐츠와 함께 복사되는 원저자의 꼬리표 덕분에 좋은 블로그를 찾아 나서는 불특정 다수의 콘텐츠 독자를 확보하게 된다. 질 높은 콘텐츠를 운영하는 1인 미디어의 공간이 자연스럽게 1인 커뮤니티의 공간으로 활성화되는 모델이다. 요약하면 개인 홈페이지 제작의 어려움, 콘텐츠 등록 및 관리의 어려움, 그리고 홈페이지를 홍보하고 커뮤니티를 형성해야 하는 어려움을 극복하는 모델로 정착되고 있는 대안이 블로그이다.

국내에서도 대형 포털 업체를 중심으로 사이트가 늘어나고 있으며 기술적인 제약 없이 누구나 자신의 생각을 블로그에 올려 다른 사람과 공유할 수 있는 특성 때문에 탄력을 받고 있으나 우리의 블로그 문화는 나름대로 고민을 안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아직 우리의 블로그 문화는 콘텐츠 전문가가 활성화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1인 미디어의 역할이 블로그를 사용하는 젊은 층의 갑작스러운 확산으로 콘텐츠 전문가의 공간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과도기를 거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B2B 모델 및 기업의 홍보, 기존 사이트의 활력을 보완하기 위한 기업차원의 블로그 문화 확산도 아직은 정확한 방향성을 설정하지 못하고 있으나 이 블로그라는 괴물은 우리 곁을 쉽게 떠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 이 글은 (주)신세계 12월호 사보에 기고한 (주)신세계 임직원과 고객을 위한 글입니다. IT트렌드와 이슈를 일반인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작성해 달라는 의견을 고려하여 작성한 짧은 글입니다.